안산시내에서 대부도로 전화를 하려면 전화번호 앞에 반드시 인천 지역번호인 032번호를 붙여야 한다. 1994년 주민투표로 안산시에 편입되기 전에는 인천과 더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리적으로 가까운 시흥시와 화성시, 아니면 그전에 생활 근거지가 되었던 인천광역시를 젖혀 두고 어떻게 대부도는 안산시 단원구의 행정구역으로 편입될 것일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시·군 간의 경계지역 조정은 관련 시·군의 주민투표와 의회 의결을 거쳐 행정자치부가 최종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것으로, 1994년 12월 치러진 주민들의 투표에서 51%가 안산시를 택함으로써 안산시 단원구에 편입된 것이다. 당시 주민들 중 나이 많은 어른들은 인천광역시로의 편입을 원했다고 한다. 안산시에 편입되기 이전까지 대부도는 인천과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예남돌 옹이 당시 사정을 소상히 이야기해 주었다. “그땐 나이든 사람들은 인천으로 들어갔음 했지.

왜냐하면 자식들도 다 인천에 살고, 전화도 인천 전화 쓰고 그랬거든. 아,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안산이 부자라고 이왕이면 부잣집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지. 그래서 투표해 가지고 안산에 들어갔거든.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투표를 해서 안산이 됐어. 아무래도 나이 많은 사람들보다는 젊은 사람들 의견이 많이 들어가지. 젊은 사람들은 돌아다니며 운동도 하고.”

안산으로 편입될 당시 주민들은 안산시가 대부도에 관심을 가져 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안산으로 편입된 이후 마을 사람들은 부잣집에 들어가 살게 되어서 생긴 혜택은 별로 없고 자신들을 홀대하는 안산시 행정당국과 각종 규제로 인해 불만이 점점 쌓이게 되었다고. 특히 시단위가 군단위보다 세금은 더 많이 내면서 규제는 더 많다고 불만이 많다.

지리적으로 대부도는 경기도 시흥시의 반월공단과 접해 있기 때문에 시흥시의 도로를 통하지 않고서는 안산시에 진입할 수가 없다. 12.7㎞의 시화방조제도 반쪽은 대부도, 즉 안산시의 관할도로이지만 또 다른 반쪽은 시흥시의 관할로 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도 사람들은 시흥시와 시흥경찰서가 항상 대부도에서 나오는 지점에서 음주단속을 하거나 이동식 과속 단속을 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대부도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칙금을 물려서 잇속을 챙기려는 심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도 사람들이 안산시청이나 종합병원, 혹은 문화시설을 이용하려면 시흥시 시화신도시를 거쳐 35㎞를 가야 된다. 안산시민으로서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비싼 교통비를 써가며 안산시까지 가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행정관할은 안산시인데 전화국 관할은 아직도 인천에 있는 전화국에서 대부도를 관할하기에 전화번호의 지역번호가 인천 번호인 032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만이 싸이면서 행정구역을 재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적도 많았다. 2005년 11월 10일자 『연합뉴스』의 보도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주민들이 대부도를 인천시로 편입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대부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4년 대부도가 안산시로 편입된 이후 대학 농어촌 특례입학 혜택이 없어졌고 시가 대중교통노선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아 버스가 제대로 다니지 않는 등 교통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인근 영흥도 화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교통체증, 어장 황폐화, 공해 등 각종 피해는 대부도 주민들이 당하는 반면 매년 30억 원에 달하는 지역발전기금은 영흥도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또 안산시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임에 따라 대부도 주민들은 재산상 피해를 입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30여㎞나 떨어진 호수동, 고잔1동과 동일 선거구로 묶여 지역을 대표할 시의원마저 선출할 수 없게 됐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대부도 지역 시의원, 통장협의회장, 주민자치위원 등 주민대표 19명은 이에 따라 9일 도청을 방문,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오는 20일까지 납득할 만한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을 통해 행정자치부에 인천 편입을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주민자치위원 신성철 씨는 “농촌과 어촌이 공존하는 대부도는 시 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을 경우 인천시 편입을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대부도 주민들은 안산시와의 지리적인 거리로 인한 교육, 문화, 행정처리의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게다가 주민들의 대부분은 농어민이지만 대부도가 안산시 도시관리계획상 도시 지역에 속하여 의료보험료 50% 경감,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손 돕기 지원, 자녀학자금 지원, 대학 특례입학 등 농어민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해 차라리 인천시 옹진군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해 달라는 여론이 종현마을을 비롯한 대부도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안산시에서는 대부도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교육, 문화, 체육 등의 기반시설 구축에 노력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대부도를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 최고의 친환경관광벨트 조성 등을 통해 대부도 주민들의 수입을 증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종현마을 주민들은 이러한 안산시의 계획에 기대를 걸면서도, 행여 이러한 계획들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니라 외지인들의 개발 이익만 보장해 주는 결과를 초래하여 술집과 모텔이 즐비한 번잡한 유흥지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보제공]

• •  예남돌(남, 1928년생, 대부북동 거주, 종현마을운영위원회 고문)
• •  김복동(남, 1936년생, 대부북동 거주, 종현마을노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