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E02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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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종현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진호 |
종현 마을 주민들에게 해안의 갯벌은 보물 창고이다. 갯벌에서 채취하는 어패류는 마을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으로 주민들의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갯벌은 파도가 잔잔한 해역에 조류로 운반되는 모래나 점토의 미세입자가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말한다. 즉 조석의 차이 때문에 드러나는 ‘갯가의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으로, 육상과 해양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두 생태계의 완충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연안생태계의 모태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대부도의 전체 해안은 99.51㎞이고, 대부도수협 밑에 13개의 어촌계가 있다. 종현마을어촌계도 그 중의 하나인데, 종현마을어촌계가 관리하는 해안선은 12㎞쯤 된다. 어촌계에는 어촌계장[김부열]이 있고 그 밑에 총대의원이 있어 어촌계를 운영한다. 어촌계원 중 전업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없고 농사와 어업을 동시에 겸업한다. 고기잡이를 위한 배도 3~4척 정도 있다. 예전에는 어선이 8척 정도 있었는데, 시화방조제 완공 이후 고기가 점점 줄어 배를 타고 나가는 어업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해안의 갯벌에는 각기 고유 명칭이 있다. 종현 마을의 갯벌은 선창[부두], 줄울, 염멕이, 두멍건너, 두아리, 윤수만, 송장굴[옛날에 배가 전복되어 사람이 많이 죽은 곳임], 선돌, 은골, 당개멕이, 고깔이[고깔섬 부근], 게두멍, 수코트리, 굴해, 회공장, 납섭, 늘학계 등으로 불린다. 이들 갯벌에서 종현 마을 사람들은 굴, 바지락, 동죽, 낙지, 게 등을 잡는다.
종현마을어촌계의 자산인 마을 앞 갯벌은 계원들의 공동 소유이다. 이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고 그물을 매어 고기를 잡는다. 어패류를 채취하는 갯벌은 공동 소유이지만 그물을 매는 것은 개인 소유이다.
갯벌에서 생산되는 어패류의 종류와 시기는 다음과 같다. 3월 말에서 10월까지는 바지락이 생산된다. 이 기간 20여 회 정도 갯벌에서 바지락을 잡는다. 갯벌에 나가서 바지락을 캐는 일은 어촌계에서 정한 날짜에만 해야 하는데, 이것을 ‘갯벌을 튼다’라고 한다. 매번 갯벌을 ‘틀 때’마다 어촌 계원들은 식구들을 총동원해서 바지락을 잡는다. 여기서 생산되는 바지락은 어촌계에서 공동 판매를 하지만 그 소득은 개인의 것이 된다.
대부도의 대표적인 수산물인 바지락은 광활한 갯벌에서 연간 1,320t이 생산된다. 씨알이 굵어 인기가 높아 대부도 어민의 주소득원인데, 유명한 대부도 바지락 칼국수에 들어가느라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여름 이후에는 낙지가 잡히고, 10월에서 12월 중순까지는 굴을 채취한다.
굴과 바지락을 채취하는 곳은 시화방조제를 지나 서쪽 해안가를 따라서 붉은부리, 간데부리, 게뚜멍, 가만, 고깔이, 영흥맞은쪽, 허메기목장[허느메목정], 누리뿌리, 늘이, 구레, 횟공장앞[일명 도구구녀], 천여물밑창, 김안, 선바위[이곳에 굴양식장이 모여 있다], 두아리, 느려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하루에 두 번 물때를 맞추어 각 계원들이 식구들과 굴을 딴다. 굴을 딸 때에는 자기 가족으로만 한정하고 외부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지는 못한다.
종현 마을에서는 여자들은 갯벌에서 굴을 따지만, 남자들은 ‘굴뽕’이라고 하는 굴껍질까지 캐 와서 주로 집에서 굴을 딴다. 각 수입은 개인의 것이 된다. 12월 중순에서 3월 말까지는 칡게[일명 능쟁이]를 주로 잡는다. 갯벌에서의 작업은 3월 말에서 10월까지 바지락을 잡을 때는 어촌계에서 정한 날에만 작업이 가능하나, 10월 이후에는 어촌계원이면 누구나 갯벌 출입이 자유롭다.
갯벌일은 매우 고된 일이다. 어구를 들고 하루 종일 발이 빠지는 갯벌에서 쪼그리고 조개를 캐는 일은 도시인들이 반나절 즐기는 갯벌 체험과는 전혀 다르다. 그나마 바지락은 봄부터 가을까지 많이 나고 채취하는 양도 많다. 또한 바지락 칼국수로 인한 수요도 많아서 수입이 제법 된다. 그러나 굴은 찬바람이 쌩쌩 귓가를 스치는 겨울이 제철이라 굴을 따러 가는 부녀자들은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언 손을 불어가며 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요즘은 갯벌 일을 하는 사람 중에 젊은 사람은 없고 대부분 60대 이상 할머니들이라고 한다.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할 때에는 다양한 어구를 사용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어구가 줴, 갈구리, 호미이다. 줴는 굴을 채취할 때 쓰는 어구이다. 일반적으로 조세라고 부르는데 종현 마을에서는 줴라고 부른다. 줴는 보통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손잡이 부분인 ‘줴’와 굴을 채취하는 데 쓰는 ‘찍새’ 그리고 굴을 파내는 ‘줴칼’로 이루어져 있다.
줴는 보통 여자들이 굴을 캘 때 사용한다. 남자들은 성질이 급하고 손이 섬세하지 못해 굴 껍질을 까고 속에 든 굴만 캐내는 일을 몹시 어려워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줴를 이용하여 굴 알맹이만 캐내고, 남자들은 굴뽕까지 함께 실어서 집으로 가져온다고 한다. 줴의 길이는 대략 30㎝ 정도이며, 찍새의 양날은 긴 쪽이 12㎝, 짧은 쪽의 날이 7.7㎝로 좌우의 길이가 다르다. 손잡이 부분은 약 15㎝이고 줴칼 부분의 손잡이 지름은 2.5㎝이다.
갈구리는 흰동죽을 잡을 때 쓰는 어구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작은 갈퀴 모양으로 갈퀴는 4개이다. 갈구리로 갯벌을 파면 동죽이 갈퀴에 걸려 나온다. 갈퀴의 전체 길이는 35㎝, 폭은 14㎝ 이고 길이는 약 20㎝ 이다. 갈퀴의 구부러진 부분은 8.5㎝이다. 손잡이 부분의 길이는 15㎝이고 지름은 2.6㎝이다.
바지락을 캘 때 사용하는 호미는 밭을 맬 때 사용하는 호미와 모습은 비슷하나 날이 좁고 길다. 전체 길이는 26㎝인데, 호미의 날의 길이는 12㎝이고 날의 폭이 일반 호미보다 좁은 5㎝ 정도이다. 손잡이는 나무로 되어 있으며 손잡이 길이는 13.5㎝ 지름은 3.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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