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돌살과 건강망을 아시나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E020101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종현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진호

종현 마을은 예부터 배를 타고 나가는 어업 활동은 크게 하지 않았다. 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것이 그 다음 일이었다. 그리고 물고기는 어선보다는 주로 돌살이나 건강망, 그물끌기 등의 방법으로 잡았다고 한다.

돌살은 살 또는 독살이라고도 하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고기잡이 방법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돌살은 충청남도 해역과 전라도 해역에서는 ‘독살’이라 부르며, 제주도에서는 ‘원’이라고 부른다. 종현 마을에서는 ‘돌살’ 아니면 줄여서 ‘살’이라고 부른다. 돌살의 고기 잡는 원리는 간단하다. 바닷물이 들고나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잡는 방법으로, 물이 빠진 갯벌의 조간대 지형을 고려해 돌담을 쌓고 물길을 막아 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것이다.

조간대의 지형을 고려하기 때문에 돌담의 쌓는 모양도 지형에 따라 일자형, 반달형, ㄷ자형, ㅁ자형, 꺾쇠형, 젖꼭지형 등 다양하다. 독살은 누구나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을 옮겨 물길을 막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인력이 필요하다.

종현 마을 사람들은 돌살 쌓는 것을 ‘살을 맨다’라고 했다. 살을 매는 곳은 적은 노력으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을 택한다. 종현마을에서는 돌을 주로 반달형으로 쌓았는데, 고기가 다닐 수 있도록 성기게 쌓는다. 그리고 밀물이 들어왔다가 가장 늦게 빠지는 곳에는 그물을 설치했다. 밀물을 따라왔다가 썰물 때에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은 돌살의 가운데에 몰리게 되며, 이때 뜰채를 이용해 고기를 건졌다.

구봉이 해안의 갯벌에 나가 보면 마치 육지의 밭처럼 이랑과 고랑이 만들어진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갯벌에서 굴이나 바지락을 채취한다. 산비탈을 일궈 밭을 만들듯 어민들이 돌과 모래를 집어넣고 종패를 뿌려 굴이나 바지락 어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작은 담이나 말뚝을 박아 개인권리[점유권]를 인정한다. 돌살도 마찬가지로 돌살을 쌓은 사람의 소유권이 인정되었다.

돌살은 크고 많은 돌을 옮겨 쌓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 말고도 마을 사람이나 다른 인력을 동원할 만큼의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쌓았다. 종현마을에는 돌살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홍성웅 씨의 부친이 쌓았다고 한다. 이 돌살은 재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하여 사려면 꽤나 많은 돈을 주어야 해서, 대를 이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매년 음력 2월에는 날을 잡아 돌살에 고기가 많이 들기를 기원하는 망주고사도 지냈다.

홍씨 집안의 돌살은 고깔이 앞에 있었는데, 50여 년 전 홍성웅 씨가 초등학교 3~4학년 무렵 할머니 제사 전날 돌살을 맸다고 한다. 그리고 물때에 맞춰 돌살을 보러 나갔더니 숭어 등의 고기가 돌살 안에 꽉 차 있었다고. 어찌나 고기가 많았던지 어구로 퍼 날라서 마을 사람들이 잔뜩 먹었다고 한다.

돌살은 1980년대 초반까지 계속되었으나 그물이 흔해지면서 그물을 바다에 설치해서 물고기를 잡는 건강망[建干網]이 주로 쓰이고, 또 원양어업의 발달로 조간대에 드는 고기가 점차 줄어들면서 쇠퇴하게 되었다.

건강망 역시 조간대 갯벌에 말짱[말뚝]을 박고 물때에 따라 고기를 잡는다는 기본 구조는 살과 동일하다.

다만 일제강점기에 건강망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니, 건강망은 전래의 살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말짱으로 굵기 10㎝ 정도의 참나무를 사용했다고 한다. 말짱을 두 발, 혹은 두 발 반 정도의 간격으로 뻘에다 박고 그 사이에 그물을 매는데 규모가 작은 것은 250m에서 큰 것은 650m짜리도 있었다고 한다. 그물은 예전에는 면사그물에 갈물을 들여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말짱으로 쇠파이프를 쓰고 그물도 면사그물보다 튼튼한 나일론으로 바뀌었지만 고기를 잡는 방식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건강망은 봄·여름·가을·겨울 다 할 수 있는데 잡히는 고기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봄에는 간재미·가재·새우·전어·새우 등이 잡히고, 여름에는 물고기를 잡지 않는 금어기(禁漁期)가 있었다. 금어기가 풀리면 가장 많이 잡히는 생선이 숭어였다고 한다. 고기는 물때를 봐서 하루에 두 번씩 확인하는데 겨울에는 한 번만 확인하기도 한다.

지금도 종현 마을에서는 건강망을 주로 하지만, 최근에는 도시민들의 물고기잡이 체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봉이 해안에서 행해지는 일명 ‘맨손고기잡기’로 불리는 어장체험은 바다 한가운데에 설치한 건강망에서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그물에 걸린 바다고기를 맨손으로 줍는 체험이다. 물고기를 몰고 왔던 사리 때의 밀물이 먼 바다로 다시 밀려간 뒤 적당히 물이 빠졌을 때를 기다렸다가 갯벌 한복판까지 나간다. 이때는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갯벌의 교통수단인 경운기를 타고 물 위를 달려가 얕은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고기를 맨손으로 잡아 올린다. 주로 잡히는 물고기는 우럭·광어·망둥이·새우·전어·삼치·주꾸미·볼락 등 20여 종인데, 주운 고기는 현장에서 회로 먹거나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와 같은 어장 체험은 종현어촌체험마을운영위원회에서 주관하는데 장갑, 장화 정도만 준비하면 되기에 종현동을 찾는 외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정보제공]

  • •  홍성웅(남, 1941년생, 대부북동 거주, 전 대부면 부면장)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