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C03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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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민 |
사람은 보통 자신을 위해 산다고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하고 도와주며 사는 사람도 많다.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의 외국인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원곡동이 낯선 이방인들에게 제법 살 만한 곳으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이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원곡동에는 크고 작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지원단체가 많은데, 알려진 단체 수만 20여 개가 넘는다. 원곡동에 별도 활동 사무소를 두지는 않지만, 지역에서 봉사하는 단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알려진 것의 배가 될 것이라 추측된다. 원곡동을 연구하는 외국 학자나 시민운동가 중에는 그 좁은 지역에 이렇게 많은 수의 봉사 단체들이 매우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지원 단체는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배경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만 지원 단체의 거의 대부분이 종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기도 하다. 원곡동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지원 단체를 대표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안산이주민센터[대표 박천응 목사][http:/www.migrant.or.kr]이다.
안산이주민센터는 설립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활동 영역이 넓은데다, 외부에서 그 성과를 널리 인정받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지금 사무소가 있는 건축물도 2003년 9월 MBC 방송 프로그램 ‘러브하우스’에서 지원을 받아 개축하였는데, 당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원곡동은 대표적인 외국인 이주 노동자 마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안산이주민센터의 원래 이름은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였다. 1994년 10월에 [통합]대한예수교장로회의 서울 서남노회와 부천노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선교를 위해 전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안산, 시화공단 지역에 설립한 산하 기관이다.
2006년 10월에 지금의 이름인 안산이주민센터로 명칭을 변경하여 이후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사실 1994년 당시는 국내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수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그들의 인권과 권익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았으나 안산이주민센터[구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는 선구적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과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선한 이웃이 되고자 실천 운동을 개시하였다. “예수께서 ‘너희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마태복음25:40]는 말씀과 같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묶인 자에게 해방을, 눈먼 자가 보게 하고, 억눌린 자에게 자유가 주어지는 주님의 은총을 선포[누가복음 4:18]”하려는 소명의식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원곡동의 별칭인 ‘국경없는 마을’도 이 단체가 지향하는 ‘국경없는 노동, 국경없는 인권, 국경없는 평화, 국경없는 공동체’에서 유래한다.
안산이주민센터는 그 동안 이주 노동자들의 상담과 교육, 인권 보장, 복지 서비스, 부설기관 운영 등의 역할을 해왔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보면, 노동상담, 국내 및 국제 연대를 통한 인권 보호 활동, 다양한 교육활동, 즉 한국어 교육, 인권 교육, 컴퓨터 교육, 자원봉사자 교육, 다문화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부설 기관으로 코시안의 집과 안산이주여성상담소, 이주난민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코시안의 집에서는 국제 결혼 가정 및 이들 가정의 영유아 보육과 아동 교육, 부모 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원곡동 인근에 있는 천주교 수원교구 외국인노동자 사목센터, 갈릴레아천주교를 비롯한 많은 지원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안산조선족교회, 소금밭교회, 안산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안산선교교회, 안산인디옥국제선교회, 보문선원, 온누리M센터, 동산교회선교센터, 안산제일교회 등도 대표적이다.
이 같은 지원 봉사 단체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전문 봉사 단체라기보다는 종교 활동의 연장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개신교 단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기타 천주교, 불교, 회교 등의 순이다.
사실 원곡동에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단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봉사활동을 통해서 그들이 처한 환경을 파악하고, 상담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을 줌으로써 그들의 내면의 세계를 가장 잘 아는 한국인이 되었다.
그들이 느끼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고민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은 돈과 관련되는 문제이다. 공장 부도나 경영 악화로 인한 실직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주 노동자는 일단 실직을 하면, 2달 이내에 새로운 직장을 얻지 못하면 출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임금 체불과 저임금 문제이다. 일단 취직은 하지만, 내국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인 저임금과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열악한 근로환경 여건과 종종 일어나는 직장 내 폭력 행위 문제도 있다. 근무하는 직장의 대부분이 소위 3D업종이라 근로 조건에다 환경이 좋지 않고, 따라서 이어지는 산업 재해와 근로시간 중의 폭력이나 폭언 등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상호 간의 금전 채권 문제나, 이혼이나 아이들의 양육 등 가사 문제, 상호간의 폭력 문제, 한국 내에서 거주하는 2세들의 교육 문제 등이 주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원곡동이 지금의 인기 있는 외국인 집단 이주지로 발전하기까지에는 지원 봉사 단체와 자원 봉사자들의 음지에서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현재는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나 원곡지구대와 방범순찰대를 비롯하여 공식적인 지원단체가 나름대로의 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외국인 이 주노동자들은 그들의 문제를 민간 봉사 단체에 가서 상담하고 도움과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봉사단체와 단체의 봉사자들이야말로 원곡동의 가장 중요한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