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C01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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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민 |
2008년 12월 기준으로 국경없는 마을의 행정동인 원곡본동주민센터에 등재된 인구는 38,000명쯤 되는데, 이중 외국인이 16,000명으로 대략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도에 4% 가량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이들 중 이주 노동자 수는 공식적으로는 11,000명으로, 조선족 동포[74.5%], 중국인[13.9%], 베트남인[2.4%], 필리핀인[2.3%], 인도네시아인[1.6%], 기타 국가[5.2%]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 이주 노동자 수를 감안한다면 훨씬 많은 수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정규 이주 노동자란 법적으론 한국 내 체류기간이 지났지만 출국하지 않고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말한다. 이주 외국인은 대다수가 공단에 일하는 취업하는 노동자들이지만, 최근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국경없는 마을에 살고 있는 내국인의 경우 반월공단에 취업한 근로자나, 거주 공간을 제공하여 방세로 생활비를 얻는 사람, 마을 사람이나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업에 종사하는 이가 많다
본래 원곡동은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내국인 근로자들의 주거지역으로 만들어져 발전한 곳으로, 1981년 반월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하여 이 지역으로 몰려왔다.
그리하여 1980년 후반 원곡동은 34,000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대단위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그후 원곡동은 안산역과 주요 시내, 시외노선버스가 통과하는 편리한 교통 여건과 함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식당, 술집, 노래방 등 각종 유흥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성장하여, 1990년대 초에 이르면 안산시의 중심적인 주거·상업지역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1980년대 말 이후 반월공단의 산업 구조가 급격하게 재편되고 공단의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당수 내국인들이 원곡동을 떠나게 되어 원곡동은 급격한 거주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1994년 무렵부터 이들이 떠난 곳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어 원곡동은 다시 재활의 기회를 갖는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원곡동으로 몰려든 이유는 원곡동의 입지가 우선 주 일터인 반월공단·시화공단과 가까워 일자리를 구하기 쉽고 출퇴근이 용이한데다, 노동자 주거지로 발달해 온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그들 사이에 자기들만의 고유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종과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서 원곡동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거주 생활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외지인에게 국경없는 마을의 최대 매력은 국내에서 다문화의 현장을 볼 수 있고 직접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TV나 영화 등 미디어를 통해 간접 경험할 뿐, 외국 현지에 가보아야만 느낄 수 있는 외국 문화를 수도권 내에서 직접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경없는 마을에서는 다양한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고, 식당과 생필품 가게, 기타 서비스 업소에 가면 그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원곡동의 국경없는 마을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다문화 사회의 다큐멘터리가 펼쳐지는 곳이다.
안산 지역은 원곡동을 비롯하여 곳곳에 외국인이 살고 있는 전국 최대의 외국인 밀집 도시이다. 등록된 외국인만 36,000명 정도로, 비정규 외국인 이주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52개국 5만여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원곡본동 국경없는 마을에는 특별하게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집중 분포하고 있다.
원곡성당이 위치한 원곡1동에는 천주교 신자가 많은 필리핀인과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원곡동과 가까운 주거지역인 선부동과 최근에는 와동 지역에도 거주 외국인 수가 늘고 있다. 반월공단과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초지동에도 기타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공단에는 공장 기숙사를 중심으로 많은 외국인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지역에는 외국인들이 소규모로 분산되어 거주하는 데 비해, 원곡동의 국경 없는 마을은 실제로 많은 이들이 살고 있다. 무엇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서울이나 수원, 인천, 화성 등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충청도나 멀리 부산 또는 경상남도 등 전국에 살고 있는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다양한 인종의 문화 전시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화’의 기착지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