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A010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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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정동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신대광 |
고주물에서 시흥시 능곡리의 능골마을로 넘어가는 곳에 있는 고개가 ‘소목고개’ 또는 ‘서모고개’라고 불리는 곳이다.
지금은 고개 너머로 시흥시 능곡지구에 대규모 택지개발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사람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옛날에는 제법 큰 길로 통했다.
소목고개라고 불리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 고개가 지금은 비록 시흥시로 넘어가는 좁은 고갯길이 되었지만, 길을 따라 언덕을 넘으면 전국에서 알아 줄 만큼 큰 능곡동 우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당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여러 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이 고개를 통해 우시장을 찾았을 정도로 전국의 소장수들에게는 유명한 길이었다. 그 때문에 마을을 가로지르는 이 길은 장날마다 많은 사람이 소를 몰고 넘어가고 넘어왔다고 하여 소목고개가 되었다고 한다.
김장연 전 통장은 소목고개를 이렇게 기억했다.“예전에 소 팔러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마을에 주막이 있었어. 거기서 사람들이 쉬어가기도 했지. 사람들이 소목고갯길을 어떻게 찾아 들어왔냐 하면 마을 입구에 있던 엄나무를 이정표 삼아 이 길을 찾아 넘곤 했지. 주막이라야 탁주 한 사발 마시는 게 고작이었지, 나도 어렸을 적에 새벽녘이 되면 수원 방향에서 사람들이 소를 몰고 마을을 지나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 그때 소에 달아놓은 방울 소리가 지금도 생생해.”
또 다른 설은 소를 먹이기 위해 이 고개로 오기 때문에 소목고개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오고 있다. 그런데 소와는 관련이 전혀 없는 다른 유래의 이야기도 전해 온다. 소목고개의 높이가 낮아서 시흥시 능골이 있는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마을에서 전염병이 돌면, 전염병이 여기저기 병을 옮기고 다니다가 이 낮은 고개를 쉽게 넘어와 막힘없이 곧바로 마을로 들어와 전염이 되어 마을 주민들이 몰살을 당해 ‘수몰고개’라고도 하였다. 그 발음이 세월이 지나면서 변하여 ‘서모고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소목고개를 넘으면 바로 가래울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은 차 한 대 또는 경운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다. 그런데 안산에서 시흥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고개를 넘는 차가 많았다고 한다.
화정동에는 또‘모청고개’라는 곳이 있다.
화정동 너빌 종점에서 출발하는 6번 마을버스가 지나는 곳으로, 고주물 방향으로 약 100여m를 가면 화정큰길 고가 밑을 지나게 된다. 이 고가 밑 통로가 있는 곳이 바로 모청고개이다. 지금으로서는 이곳에 고개가 있었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지만, 예전 화정큰길이 나기 전에는 이곳에 고개가 있어 너빌과 고주물 사람들이 넘어 다니던 곳이었다. 그런데 고개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뭐냐 하면, 조선시대부터 고주물 사람들이 너빌 사람들에게 연락할 사항이 있으면, 이 고개에 올라서서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를 질러 전했다고 하여 ‘목청고개’라고 했단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이 변해 모청고개가 되었다고 한다.
모청고개는 지금 화정큰길이 생기면서 고개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옛날 어른들이 이 고개를 넘다가 넘어져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하는데, 특히 눈이 쌓이면 이 고개를 넘어 다니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비록 고개를 넘어 다니기는 힘들어도 서로의 소식을 전해 주면서 마을 사람들이 정답게 지냈는데, 큰 도로가 생기고 나자 그런 정이 사라져 마을 사람 모두 아쉬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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