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리 하덕마을 김상근 할아버지 댁을 찾아간 날, 할아버지의 부인인 조숙자 할머니가 대문 앞에서 콩을 털고 있었다. 흔히들 부부는 살아가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희로애락을 같이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옛 어른들은 말한다. 조숙자 할머니와 김상근 할아버지를 본 첫인상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남매로 느낄 만큼 상당히 많이 닮았...
조숙자 할머니께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5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낸 것이라고 대답했다. 시골에서 살면서 다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모두 대학에 보냈다면 그야말로 많은 희생과 고통이 필요했을 것이다. 할머니는 5남매가 하다못해 9급 공무원이라도 해야 먹고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말도 못해. 우리는 또 원래...
삼덕리 하덕마을에서 노인회장을 18년이나 역임했다는 김상근 할아버지는 88세지만 매우 정정한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노인회장을 하기 전에는 이장도 오랫동안 했다면서 이장을 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와 애로 사항을 들려주었다. 지금은 마을 이장들도 일정한 봉급을 받고 있지만, 할아버지가 이장을 맡아 보던 시절에는 그런 제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는 이장 봉급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