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B03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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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시장마을 572-16번지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송수연 |
이규행 씨는 진천군 신지식인 1호다. 3대째 가업을 이어 기술을 계승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그는 양조장[세왕주조]에 대해 말한다. “미생물을 갖다가 배양을 하는 것이 술이 되는 과정이거든요. 이것이 아주 굉장히 과학적이고 쉽게 말하면 양조장이라는 표현보다는 미생물 공장입니다. 화학 공장입니다. 굉장히 발달된 화학 공장이죠.”
[술을 빚는 것은 제 운명입니다]
이규행 씨 형제는 4남 2녀로, 그는 아들 중 둘째이다. 이규행 씨 형은 술 공장이 하향 산업이라고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동생은 유학을 갔다 와서 술 공장 일을 몇 년 하다 비전이 안 보인다고 이민을 갔다.
이규행 씨는 그때까지 건축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IMF가 터졌다. 한순간에 정말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엄청나게 형편이 어려워진데다 부모님도 모셔야 되는 입장이 되면서 양조장 일이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한다.
그런데 1998년에 가업을 이르려고 속사정을 들여다봤더니 술이 몇 가지 없었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것저것 개발도 해 보고 실험도 해 보고, 안 되는 것도 한 번 해 보고 하니 어느덧 만 11년째가 되었다. 11년째가 되면서 술이 맛있다는 소문도 많이 나고, 공식·비공식 시음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 송향주 씨 역시 남편이 이곳에 오게 된 것도 운명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옛날에 동생이 양조장 일을 했을 때, 그는 건축 일을 하면서도 술 좀 개발해라 뭐해라 하면서 어지간히 참견을 했다는 것이다. 그때 이규행 씨가, 1990년부터 10년 동안 지금의 양조장 문이 닫혀 있을 때 덕산에 뿌리를 박아야 된다고 하면서 양조장 뒤에 집을 크게 지었다는 것이다. 그 후 그가 덕산으로 들어오고부터는, 길이 열린 건지 양조장 문을 다시 열 수 있게 되고, 양조장 건물도 원형이 살아 있어서 수리를 하고 얼마 뒤 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규행 씨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제나 지역을 생각하고 큰 꿈을 가지고 있어요]
이규행 씨 부부는 지역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 사람들이다. 부부가 특별히 흑미로 ‘흑비’라는 술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 농촌 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소비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 것이란다. 부부는 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술로 만들어서 소비가 되고, 그렇게 순환 고리가 형성이 돼야 농촌이 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농가에서 만든 쌀, 이런 곡물을 가지고 술을 빚어서 증류를 시키면 알코올이 나오죠? 이 알코올을 가지고 자동차를 굴러가게 하면 되잖아요. 그러면 원유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요. 사실 농사를 짓는 데는 사람이 거들어서 농사가 되는데 사실은 태양 에너지가 변한 거예요. 광합성 작용을 일으켜서 곡물이 만들어진 것이고 우리는 또 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술을 만들고, 그 술이 알코올이잖아요. 그래서 그걸로 자동차가 간다, 그러면 좋은데 저는 이제 5~6년 전부터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옆에서 남편의 말을 듣고 있던 아내 송향주 씨가 꿈이 크다며 굉장히 4차원적이라고 웃었다.
“이미 다른 나라는 알코올 차가 가고 있어요. 우리 쌀이 전분질이 당이 되고 당에서 알코올로 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알코올을 만들어서 상업화가 된다면 꼭 먹는 사업만이 아니라 공장이 돌아갈 수 있고, 차가 움직일 수 있으면 깨끗해지고 순환이 되는 거예요. 태양이 비추는 한, 원유를 팔 일이 없어요. 그렇게 가야 되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더 전진하는 기술 보유자]
이규행 씨는 내년부터 대학원을 다닐 생각이다. 이론과 실기를 갖추고 있어야 좋지 않겠느냐면서, 모 대학 식품과 학생들이 공장에 와서 배워 가기도 하는데, 이론과 현장은 분명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내년부터는 양조 이론을 좀 더 정리하고 더욱 깊게 공부를 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전파하고 싶다는 꿈을 조심스레 밝혔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