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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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鶴洞-趙鍾德-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학동마을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한석수 |
성격 | 인물 설화|신이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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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조종덕|호랑이 |
관련지명 | 백곡면 성대리 학동|돌고개 성황당|장고개|금음고개 |
모티프 유형 | 효자 조종덕의 선행|조종덕을 비호하는 호랑이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학동마을에 살던 도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학동에 살다간 조종덕 이야기」는 가산을 탕진하여 곤궁한 생활을 하면서도 선행을 일삼던 조종덕에 대한 인물설화이다. 조종덕은 그의 고결한 인정에 감응한 호랑이의 비호를 받아 도인이라 불렸으며, 그가 살았던 학동마을은 조종덕의 인의에 감화되어 지금까지 어른을 공경하고 우애와 인심이 넘치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
[채록/수집상황]
2004년 진천상산고적회에서 간행한 『진천의 구비문학』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백곡면 성대리 학동 끝자락인 경기도 경계에 청빈하고 인품이 온후한 노인이 살다 가셨다. 그는 한양조씨로 이름은 종덕(鍾德)이며 호는 도인(道人)이라 불렀다. 1857년 12월 15일에 태어났으며, 조선시대 말 흥선대원군이 집정할 때 조 대비의 친인척으로 초시에 합격하여 등과하였다. 그러나 불운하여 부모님의 병환으로 하향, 부모님을 모시다가 가운이 기울어지고 부모님마저 돌아가시자 시묘 5년을 산소에서 살다가 학동마을에 내려와 학들과 춤을 추며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특히 진천과 안성 장날이면 빠짐없이 장에 가서 장 구경을 하다가 굶주린 자를 보면 밥을 사주고, 헐벗은 자에게는 옷을 사주며, 신발이 없는 자는 신을 사 신게 하고, 장이 모두 파한 다음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해는 서산에 걸치고 집까지 거리는 40여 리라 우선 길가에 있는 살구우물 주막을 비롯하여 금음고개 주막을 거치고, 백곡을 지나 돌고개 성황당 주막을 지나면 만취가 된다. 다시 걷다 보면 용진 가마소 고개 밑에 있는 쌍분묘지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이때 호랑이가 나타나 꼬리로 물을 추겨다가 이마와 얼굴에 적셔 선생을 깨운 뒤 등에 업고 쏜살같이 달려 용진주막 앞 오리나무숲 속에 내려놓았다. 그러한 일이 계속되고 안성 장날만 되면 호랑이가 선생을 태우고 봇고리 동구에서 한운리 뒤에 있는 장고개까지 넘겨다 주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조선생은 호랑이를 타고 장에 다닌다고 소문이 나자 마을 청년들이 괴상히 여겨 밤에 숲속에 숨어서 엿보았다. 그러자 큰 호랑이 두 마리가 나타나 한 마리는 선생을 등에 업고, 한 마리는 산길에 호위하며 망을 보면서 달리는 것이었다. 이에 세상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종덕 선생은 선인이나 도인과 같다 하여 도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때에 선생은 가산을 탕진하고 살길이 막연한 지라 할 수 없이 초근목피로 생활하여 그야말로 초야인(草野人)이 되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나무를 깎아서 용기를 만들어 장날마다 등에 지고 가서 팔았으나 집안 살림보다는 여전히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나머지는 술값에 쓰는 정도였다. 선생이 호랑이를 타고 집에 들어가면 부인이 “요즈음 큰 호랑이가 저녁마다 동네에 나타난다는데 영감님은 무섭지도 않습니까?” 하였다.
그러면 웃으면서 “아하 참, 부인 주려고 쇠고기 한 근 사오다가 그만 밤길 동무에게 주었지요. 미안하오.”하였다. 또 부인이 “요즈음 어느 집 영감님은 큰 호랑이를 타고서 장에 다니신다는데 우리 영감님은 장날마다 등에 짐을 지고 삼사십 리 길을 다니시니 고생이 많으시오. 참으로 내가 미안합니다.”하니, 영감님은 “염려 마시오. 나에게는 밤에 길동무가 둘이 있으니 무엇이 부럽고 무서우리오.”라며 부인을 안심시켰다.
이러한 생활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도인이라 불렸던 고결하고 인정이 넘치는 선생이 생활하다 돌아가신 학동마을은 지금도 마을 사람들이 어른을 공경하고 우애와 인심이 넘치고 있다.
[모티프 분석]
「학동에 살다간 조종덕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효자 조종덕의 선행’, ‘조종덕을 비호하는 호랑이’ 등으로 일종의 신이담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인물을 호랑이가 태우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자주 등장한다. 여름에 홍시를 구해 와서 부모님께 드리는 효자 등 선행을 하는 사람은 호랑이가 해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순종하며 선행을 돕는 일을 한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있으면 영물이라고 소문난 무서운 호랑이도 그 앞에서는 당해내지 못한다는 모티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