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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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 |
집필자 | 이동석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에서 옷 잘 입은 사람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 주민 최원서[남, 74]가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75년 서원대학교 호서문화연구소에서 출간한 『진천의 민속』에 수록하였다.
[내용]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 집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원래는 외당에서 말하는 소리가 내당에 들리면 안 되지만, 워낙 손님이 많이 드나들다 보니 외당에서 하는 소리가 내당까지 들리곤 했다. 어느 날 부자가 들어 보니, 자기보다 훨씬 가난한 사람이 옷을 가장 잘 입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부자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궁금하여 가난한 사람이 옷을 어떻게 입는지 직접 보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집을 찾아 나섰다. 그 집에 가니 집주인이 부자를 객실로 인도하는데, 가만히 보니 무명 바지저고리를 한 벌 입고 있었다. 부자는 명주옷을 입고 갔는데, 옷을 잘 입는다는 사람이 싸구려 무명 바지저고리를 입고 있는 것이었다.
부자는 집주인과 마주 앉아 지필묵을 놓고 서로 글을 한 줄씩 문답하며 시간을 보내다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 아침 부자가 일어나 앉았는데, 밖에서 무명 바지저고리를 한 벌 들여보냈다. 집주인은 무명 바지저고리를 벗어서 내려놓고 새로 들여온 무명 바지저고리로 갈아입었다. 이런 식으로 가난한 사람은 무명 바지저고리를 매일 갈아입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부자는 가난한 사람이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난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루 입었던 옷을 가져다가 빨래를 하여 이튿날 다시 입는다는 것이 보통 정성이 아니었다. 결국 가난한 사람은 비싸고 좋은 옷을 입고 다녀서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난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옷을 갈아입는 그 정성이 훌륭해서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이 난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옷 잘 입은 사람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부자보다 옷 잘 입는 가난한 사람’이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무병장수나 진정한 행복을 원하여서 그 방법을 구하거나 그것을 누리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경우 그 결말은 항상 예상을 빗나간다. 「옷 잘 입은 사람 이야기」는 외관상으로 보잘것없고 비천하게 보이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보이는 물질의 세계보다 내면의 정신적인 세계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