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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때를 모르면 고기도 조개도 못 잡아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E020402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종현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진호

종현 마을에서 어업력은 음력이 기준이 되고 있다. 즉 농사를 짓는 데에는 해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삼지만 고기잡이는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삼는다. 밀물과 썰물은 달과 지구 사이의 인력에 의해 생기는 자연법칙이다. 따라서 어장 또한 물때와 조석간만의 차이에 따라 각각 달리하기 때문에 이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종현 마을과 같은 바닷가 사람들은 양력보다는 음력을 더 잘 알고 있다.

종현 마을에서 행해지는 어업과 마을 사람들의 생활 리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닷가 마을의 자연적 배경이 되는 물때[潮汐]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때는 두 가지 층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는 공간적 층위인 조간대로 조석의 운동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또 하나는 시간적 층위인 조석으로 조간대의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대부도 종현 마을을 포함한 경기도 서해안의 경우 ‘사리’와 ‘조금’이라는 물때의 주기적 순환이 조간대 갯벌의 층리구조를 생성시킨 결정적 요인이다. ‘조금’은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게 나타나는 때이고, ‘사리’는 간만의 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때이다. 조간대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갯벌의 넓이를 넓게도 좁게도 만든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공간의 변화뿐 아니라 실제로는 어패류의 활동 반경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즉 조수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조금 때는 물고기도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따라서 어업활동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조수의 흐름이 활발한 사리 때에는 물고기의 움직임이 활발하며, 어업 활동 역시 활기를 띤다.

종현 마을의 어업은 어선어업이 아니라 ‘맨손어업’이 대부분이므로 종현 마을 어민의 입장에서는 사리 때의 조간대 갯벌 공간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물고기도 이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므로 많은 양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고 물결이 잔잔한 조금 때에는 물이 늦게 썰고 일찍 들기 때문에 갯벌에서의 작업 가능 시간이 짧아진다. 게다가 잔잔한 물에서는 물고기의 움직임도 활발하지 않으므로 물고기도 잘 잡히지 않아 종현 마을 어민들은 조금 전후의 3일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할 때에도 물때는 무시할 수 없는 자연조건이었다. 염전에서 일했던 김복동 옹에 따르면 바닷물이 보름에 한 번, 즉 한 달에 두 번 가장 많이 움직이는 사리 때가 되면 밀물 때 저수지의 수문을 열어 바닷물을 모아 둔다고 한다. 물을 가득 집어넣으면 수레차를 돌려 물을 끌어 올려 도랑을 통해 염판으로 들여보내고, 다시 계단식으로 쭉 내려 보내게 된다. 이렇게 끌어올려진 바닷물은 염판을 거치면서 태양과 바람에 의해 증발하게 되어 소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염전의 설치 역시 물때의 높고 낮음에 따른 해수면의 높이를 고려해서 설치했다고 한다.

물때의 이름에도 서해안과 남해안은 차이가 있다. 그리고 서해안 지역의 물때는 각 지역마다 시간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물때의 이름은 조류의 세기를 숫자를 이용하여 등급화한 것으로 조석현상을 반달, 즉 15일로 파악하여 이름을 매겼다. 종현 마을에서 사용하는 물때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서 날짜는 음력이다.

1일은 일곱메, 2일은 여덟메, 3일은 아홉메, 4일은 열메, 5일은 열한메[일명 한꺾기], 6일은 두꺾기, 7일은 세꺾기, 8일은 네꺾기[일명 무시], 9일은 무시조금, 10일은 한메, 11일은 두메, 12일은 서메, 13일은 너메, 14일은 다섯메, 15일은 여섯메이다. 다시 16일은 1일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법으로 했을 때 큰 달인 경우 31일이 남는데 이런 경우 큰 달은 곱 짚어 간다. 그리고 보름달은 ‘서발섰다’고 한다.

하루 물때는 6시간 바닷물이 나가고 6시간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이 반복되는데, 조금 때부터 시작해서 매일 40분씩 늦어지다가 보름을 주기로 다시 시작된다. 종현 마을 사람들은 하루에 두 번 물때에 맞추어 ‘돌살’과 ‘건강망’에 나가서 고기를 걷어왔다.

조석현상은 달의 주기에 맞춰 순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때도 양력으로는 나타낼 수 없고 음력으로만 나타낼 수 있었다. 종현 마을 사람들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오랜 세월 쌓인 물때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어업활동에 유리한 시기와 불리한 시기를 구분했는데, 보름을 기준으로 하는 ‘한 주기 물때’와 하루를 기준으로 하는 ‘하루 물때’는 생산활동과 직접 연결되어 조업하기 좋은 물때와 좋지 않은 물때로 인지되어 종현 마을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규정하게 되었다.

가끔 대부도 부근의 무인도와 갯벌에서는 관광객이나 낚시꾼들이 밀물로 인해 고립되는 사고가 생긴다. 2007년에도 밀물로 인해 바다에 고립됐다가 구조된 사람이 25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물때를 몰라서 바닷물이 빠질 때 섬이나 갯벌에서 해산물 채취나 관광을 즐기다가 밀물시간에 빠른 속도로 몰려오는 바닷물에 순식간에 고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따라서 대부도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바다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물때를 예전에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감각’으로 알았지만, 최근에는 수산업협동조합에서 인천 지역을 기준으로 한 1년간의 조석표를 만들어 배포하여 어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부도 정보화마을 홈페이지에도 물때 시간표를 게시하고 있으므로 대부도를 찾기 전에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보제공]

  • •  김복동(남, 1936년생, 대부북동 거주, 종현마을노인회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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