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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C030303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민

이주민의 동네 원곡동은 이제 커다란 변화 앞에 서게 되었다. 2009년 5월 1일 지식경제부에서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원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원곡동이 ‘한국의 다문화 수도’로 인정받은 셈이다.

2008년 12월 안산시에서는 외국인 이주민 복지 증진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통한 지역 개발을 위해 다문화 체험 특구를 추진하다고 발표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원곡동 795번지를 중심으로 대략 36만 7천541㎡를 다문화 체험 특구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안산을 다문화 대표 도시로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역특구제도란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에 의거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선택적으로 규제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이다. 세제지원이나 재정 지원은 없으나 특화 사업에 대한 규제특례를 적용해 지역 특색에 맞게 원활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2009년 5월 현재 전라북도 순창군을 비롯하여 전국 시·군에 124개의 특구가 지정되어 있다[이중 안산 지역의 다문화마을특구 등 6개 특구는 2009년 5월 1일 새로 지정되었다]. 원곡동에 들어설 특구의 명칭은 안산다문화특구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특구 대상지인 원곡동 일원의 주거지는 대부분 다가구주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로변은 상가 시설로 되어 있다. 마을의 내부에는 중심 보행축을 따라서 외국인식당과 상가 150여 개가 집단으로 분포하고 있는 특화된 상권이 형성돼 있다. 특히 국경없는 거리로 불리는 신흥길 일원은 주말 외국인 유동인구가 5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 외국인들의 만남과 여가 공간이기도 하다.

안산시에서는 원곡동이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되면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주거 생활과 복지 환경이 증진될 수 있고, 지역 커뮤니티 의식 함양 증진과 다문화 공동체 시범 지역화 및 다문화 마케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원곡동 일원에서는 생활환경개선사업으로 외국인주민센터 운영과 안산역 대중교통 환승센터 구축,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조성사업이 완료되거나 진행되고 있다.여기에다 다문화 의식 함양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다문화원 건립과 만남의 광장 활성화, 다문화 특화 브랜드사업으로 추진되는 특화거리 조성, 세계 전통민속축제 개최, 외국계 관광식당 지정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다문화원의 경우 원곡동 795번지 군자복지회관에 지어지는 시설로, 다문화 전시와 공연장, 민속관, 어학관 등 체험 인프라 구축과 각국 커뮤니티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다문화의식 제고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업기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로, 외국인들의 이색적인 문화체험공간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내외국인의 상호 이해 증진으로 열린사회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안산시의 계획대로 특구로 지정된 원곡동 일대는 외국인 복지와 다문화공동체의 선도적 모델 제시, 다문화 주민 의식 함양과 거주 외국인 지역사회 통합 촉진으로 지역 문화와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지역 상가가 증대되고 특구 지역에 지역 관광객이 증가하면 관내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구로 지정되면 규제특례사항이 생기는데, 첫 번째로 「출입국관리법」에 관한 특례로 외국인 사증발급 절차가 간소화되고 체류 지역별 체류 기간 상한 연장도 가능해진다. 다음으로는 「도로교통법」에 관한 특례로 도로 통행의 금지나 제한이 가능해져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될 수 있다. 그리고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관한 특례로 광고물 등의 표시, 설치 허가와 금지가 가능해져 특구와 특화사업 관련 상징 조형물과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원곡본동 일원에는 103여억 원이 투자됐는데, 안산시는 특구로 지정될 경우 83억여 원을 더 투자하여 총 3개 분야 9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을 세워 두고 있었다. 안산시는 이 재원 조달을 위해 도비 72억여 원과 국비 2억여 원, 시비 106억여 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안산시의 개발특구 지정을 통한 지역 발전 전략이 지역에 사는 사람이나 시민 단체 모두로부터 호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반대 논리의 주된 골자는 졸속으로 이루어진 특구 추진 전략이 오히려 다문화 지역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문화 체험 특구 개발과 관련한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2007년에는 안산이주실천연대, 국경없는 마을, 다문화가족협의회, 보문선원 등 2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산지역이주자지원단체연대회의’는 당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주민공동체를 파괴하는 졸속적인 특구계획 철폐를 요구하였다.

당시 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안산시의 특구 계획은 관 주도의 낡은 개발주의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며 우려를 피력하고, “예정된 재정경제부 다문화체험 특구 지정 신청을 전면 유예하라”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원곡동이 관광특구 형식으로 개발될 경우 지가와 임차료 상승 등으로 이주 노동자들 대부분이 떠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이주 노동자들이 떠나 버린 껍데기뿐인 다문화 특구 조성으로 인해 원곡동은 공동화됨으로써 방문객 감소, 공단 노동력 부족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특구 지정 신청 유예를 계속 요구하기도 했다.

안산시는 이와 같은 지역 내에서의 반론에 부딪치자 관련 전문 기관에 의뢰하여 개발 계획안을 만들고, 지역 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왔다. 논란이 된 사업 범위도 대폭 변경을 하였고, 반대하던 측의 의견을 수용하여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위한 사업규모도 확대한 새로운 안을 2009년 1월에 열린 공청회에서 제시하였다.

새로운 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가진 날, 세 부류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제까지 개발을 지지하고 찬성했던 한 주민은 “특구 지정과 지역 개발에는 찬성하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시설들만 만들어지고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안 되는 점이 아쉽다”면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시책사업도 보다 확대 병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가령 가스배출구와 하수처리장으로 인해 피해가 심각한데 이번 기회에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안이 나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제까지 발전보다는 지역의 보전이나 보완 의견을 주장한 측에서는 “작년 특구 발표 때 부동산 개발 문제로 혼란스러웠다”며 “부동산 특례나 투기가 없어진 만큼 이제부터 본질적인 특구 문제에 관해 연구모임을 만들어 심층적으로 연구해 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곡본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처럼 “이 특구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하는 특구인지 모르겠다”면서 “취약시설도 몰려 있고 특구가 되면 규제가 많아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지역 주민들에게는 피해가 더 심해질 것 같다”면서 염려 반, 무관심 반의 태도를 가진 층도 있었다.

원곡동의 미래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은 지역개발 특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기대를, 어떤 이는 염려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내용과 방식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나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이 지금보다 삶의 질이 나아지고 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한가지일 것이다.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몰려든 초창기에 비한다면 마을의 외양과 내적 구성이 많이 변하였다. 그러나 국내 최대의 이주 노동자 집단 주거지이자 다문화의 보고로서 진정한 이주민의 천국이 되려 한다면, 어떠한 형태의 개발계획이든 그들의 목소리가 담겨야 할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된 원곡동에서 자신의 삶을 가꾸고 영위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와 국내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이주한 국내 이주민들의 대동 사회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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