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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꼴봉」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01521
영어의미역 Koikkolbong Peak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
시대 고려/고려 후기
집필자 이현우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보은담|지명유래담
주요 등장인물 황용|선비[꾀꼬리]
관련지명 윗버대|아랫버대|양하동|버들골|꾀꼴봉지도보기
모티프 유형 선비[꾀꼬리]의 부탁을 들어준 황용|선비[꾀꼬리]의 보은

[정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에서 꾀꼴봉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3년 7월 5일 안산시청 민원실에서 김순봉[남, 67]이 구연한 것을 이한기가 채록하여 1990년 내고장안산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내고장안산』에 수록하였다. 이후 1996년 이정태가 다시 정리하여 1999년 안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안산시사』 중권에 수록하였다.

[내용]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은 원래 버들골로 불렸는데 후에 버대라 불리게 되었다.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을 윗버대, 양하동을 아랫버대라고 부르는데 버대에 사람이 정착해 마을을 이루며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8백여 년 전인 고려 후기 정도로 추측된다. 그 당시 처음으로 버대에 들어와 정착해 살기 시작한 사람은 혈혈단신인 총각이었다.

총각은 퇴락한 귀족의 후예로 생활이 아주 궁핍하여 산나물이나 풀뿌리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총각은 하늘을 공경할 줄 알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운명을 저주하지도 않았다. 오직 자기 힘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착한 사람이었다.

따스한 어느 봄날, 총각은 나무를 하러 뒷산에 올랐으나 배고픔과 피곤에 지쳐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누워 깊은 잠에 빠졌다. 그런데 비몽사몽간에, 누런 도포를 입고 머리에는 누런 화관을 쓴 아주 깨끗하게 차려 입은 선비가 총각의 앞에 나타났다. 총각은 깜짝 놀라 물었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런 누추한 곳, 미천한 사람에게 왕림하셨습니까?”

선비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저는 집 없이 하늘을 지붕 삼아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인데, 다행히 당신 같은 귀인을 만나게 되니 무한히 기쁩니다.” 총각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되물었다. “귀인이라니, 소인에게는 너무 과분한 말씀입니다. 선비께서는 저에게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신 거 아닙니까?”

선비는 그때서야 연유를 말하기 시작하였다. “실은 한 가지 소원이 있어 귀인을 찾은 것입니다. 꼭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집을 짓고자 하나 집 지을 장소가 없어 방방곡곡을 헤매어 다니다가 오늘 마땅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무가 없습니다. 이 앞에 있는 시냇가에 버드나무를 심어 주시면 그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선비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는 총각을 남겨 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총각이 놀라서 깨어 보니 하나하나가 생시와 같은 너무도 선명한 꿈이었다. 총각은 곧바로 산에서 내려와 선비가 말한 곳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전에는 보이지 않던 개울물이 흘러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총각은 ‘이상한 일도 다 있군’ 하면서도 그 다음 날부터 버드나무 가지를 구해 와 삽목을 만들어 개울가 언덕에 심기 시작하였다.

나무를 심은 지 삼 년, 수백 그루의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새들이 집을 지을 수 있을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삼 년 전의 그 선비가 다시 꿈에 나타났다. “귀인이 집 지을 터를 마련해 주셔서 좋은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귀인께서 저의 소원을 들어주셨으니 그 은혜가 태산 같습니다.” 선비는 정중하게 큰절을 한 뒤에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는 보름에 궁궐에서 과거를 시행하오니 귀인께서는 이 과거에 반드시 참여하십시오.”

난데없이 과거를 보라니 이게 무슨 소린가. 총각은 선비에게 반문하였다. “소생은 배움이 부족하여 아는 것이라고는 노동밖에 없습니다. 이런데 어찌 과거에 응시하오리까?” 총각이 탄식하자 선비는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배움이 부족함은 염려 마시고 일단 과거에 응시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이것을 드릴 터이니 과장에 들어가시는 즉시 풀어 보십시오. 반드시 비결이 있을 것입니다.”

선비는 총각에게 붉은 주머니 한 개를 건네주고는 다시 하직 인사를 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총각이 꿈에서 깨어나 눈을 부비며 앞을 보니 과연 꿈속에서 선비가 건네준 붉은 주머니가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고도 놀라운 일이었다. 총각은 붉은 주머니를 소중히 간직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다음 날 일찍 버드나무를 심어 놓은 개울가로 나가 보니 총각이 삼 년 전에 심어 놓은 나무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한 길이 넘는 나무들만이 서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전에는 없던 꾀꼬리 수십 쌍이 노래를 부르며 총각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마치 총각을 반기듯 춤을 추며 무어라고 지껄이는 것 같았다.

과거가 며칠 후로 다가왔다. 총각은 과거 행장을 갖추어 등에 짊어지고 길을 떠났다. 그리하여 드디어 과거 날이 되어 궁궐에 당도하였다. 총각은 과장으로 들어가 우선 선비가 주고 간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그 속에는 아무 것도 없고 다만 글제와 글귀를 쓴 종이가 들어 있었다. 그것을 본 총각은 마음속으로 선비에게 감사하였다.

시험이 시작되어 시험관이 글제를 내걸었다. 과연 주머니에 들어 있던 글제와 한 자도 틀리지 않았다. 총각은 주저할 것도 없이 붓을 들어 주머니 속의 글귀를 써 바치고 밖으로 나왔다. 얼마 후 방이 내걸렸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장원은 황용이라고 선전관이 총각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렀다. 총각 황용은 부름을 받고 어전에 엎드려 어명을 기다렸다. 임금은 황용의 늠름한 용모와 뛰어난 글재주를 높이 찬양하며 한림학사를 제수하고 어주 삼배를 내렸다.

장원 급제자는 모든 절차를 끝마친 후 조정 대신들의 집을 순회 방문하게 되어 있었다. 황용이 제일 먼저 영의정 집을 방문하여 대감에게 큰절을 올리니 영의정의 대접이 융숭하였다. 한참 대접을 받고 있던 중에 영의정이 큰 한숨을 쉬더니 황용에게 말하였다. “내 나이 육십이 넘도록 아들이 없고 다만 슬하에 미거한 여식이 하나 있는데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다네. 이제 그대를 보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 여식의 장래를 부탁하고자 하니 달리 생각 말고 승낙해 주게.” 대감은 간절히 청하였다.

한림학사 황용은 겉으로는 매우 사양하는 척하다가 결국은 승낙하고 말았다. 다음 날 황용은 혼례식을 거행하고 영의정의 무남독녀에게 장가를 들었다. 장가 든 그날부터 황용 부부는 정이 두터워 행복하였다. 황용은 꿈속의 선비의 은혜를 잊을 수가 없었다.

몇 달 후 임금은 한림학사 황용을 병조참판에 제수하였다. 부름을 받고 어전에 부복하니 임금의 명이 지엄하였다. “이번 명나라 사신으로 그대를 명하노니 아무쪼록 명나라에 들어가 나라의 국위를 떨치고 충성을 다하라.” 황용은 명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영의정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부인과 함께 명나라로 떠났다.

명나라에 당도한 황용은 명나라 왕을 알현하고 모든 용무를 무사히 끝마친 후 고국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러나 명나라 왕은 특사인 병조참판 황용의 영웅스런 모습과 뛰어난 문장에 반하여 자기 밑에 두고 일을 시키고 싶어 하였다. 그리하여 명나라 왕은 본국의 양해를 구해 황용을 호위대장에 임명하였다. 황용은 감히 이를 거역할 수 없어 명나라에서 벼슬을 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자손들도 명나라 사람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황용의 꿈에 나타난 선비를 꾀꼬리라고 생각하여 황용이 잠들었던 산 이름을 ‘꾀꼴봉’이라 불렀으며, 황용이 버드나무를 심었던 개울가에는 많은 버드나무가 서 있어 옛날에는 이곳을 ‘버들골’이라 불렀다고 한다. 현재는 버들 ‘양(楊)’자를 택하여 ‘양상동(楊上洞)’이라 부르고 있다.

[모티프 분석]

「꾀꼴봉」의 주요 모티프는 ‘선비[꾀꼬리]의 부탁을 들어준 황용’과 ‘선비[꾀꼬리]의 보은’이다. 선비로 변한 꾀꼬리가 황용의 꿈속에 나타나 버드나무를 심어 달라고 하여 황용이 버드나무를 심어 주었더니 꾀꼬리가 이에 보답하여 황용이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었다는 보은담이다. 또한 황용이 꾀꼬리 꿈을 꾼 산 이름을 꾀꼴봉이라 부르고, 황용이 버드나무를 심었던 개울가를 버들골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지명유래담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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