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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나는 조선족 동포 이전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C030202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민

원곡동에 제일 많이 거주하는 민족은 어느 민족일까? 답은 바로 한민족(韓民族)이다. 그 한민족도 세분해 보면, 국내 출신의 한민족도 많지만, 중국에서 온 조선족 동포도 많이 산다. 원곡동은 얼핏 보면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의 외국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외양으로는 구분이 쉽게 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 바로 조선족 동포이다. 실제로 안산시에는 많은 조선족 동포가 거주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원곡동에 집중해 있다. 따라서 원곡동은 대표적인 재한 조선족 타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조선족 동포들이 원곡동을 선호하는 이유도 다른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원곡동은 반월공단과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출퇴근하기 좋고 교통도 편리해서이다. 원곡동이 조선족 동포들의 연고지가 된 것은 조선족 한 명이 이곳에 정착하면 또 그 친척이 따라와 정착하기 때문이라고 현지 조선족이 소개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 115만 명 가운데 3분의 1은 재중 동포이다. 장기 체류[90일 이상] 외국인의 43%, 외국 국적 동포의 90%를 차지한다. 한국 땅을 밟는 재중동포 수는 최근 5년 새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주민 가운데 최대 집단이지만, 재외 동포라는 법적 지위와 이주 노동자라는 현실이 엇갈리는 ‘제3지대’에 놓여 있다.

실제로 원곡동 거리를 걷다보면 조선족이나 중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휴대폰 가게, 식당, 음식점, 노래방 등 문화와 상업 시설이 넘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문제도 많다. 우선 강력 사건이 많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조선족이 집중되어 있어 조선족들끼리 싸움질하고 술 마신 후 사소한 일로 살인사건으로 번지기까지 하는 골칫거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가령 2007년만 해도 이 지역에서는 한국 사회를 놀라게 했던 조선족 관련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중국 남성이 여성을 살인한 후 시신을 토막 낸 사건이 일어났으며, 40대 중국 조선족 여자가 괴한이 뿌린 화학 물질에 의해 3도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 동포끼리 사소한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결국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도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조직하고 안산시에 있는 조선족과 협력한 마약 사건이 발생하여 조선족이 잡혀간 사건도 있었다.

원곡동에서 우연히 만난 한 조선족 동포는, 조선족 동포들이 저지른 일을 보면 대부분이 치정사건이나 돈과 관련되는 문제라며, 그것은 타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홀로 외로우니까 남녀끼리 서로 만나고 사귀다가 일어나는 일 같다고 자기 생각을 드러낸다. 시체토막사건 역시 치정 사건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선족 동포들 사이에서도, 단순 폭력부터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 사건이나 마약 사건에 조선족 동포가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서 큰 문제로 여긴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국제 결혼을 명목으로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의 80% 이상이 위장 결혼이며, 자연히 이에 따른 치정 사건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한국 사회에서 조선족 동포의 이미지는 계속 실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조선족 동포들은 반월과 시화공단 산업 현장에서 산업 역군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따라서 그 해법으로는 조선족들이 지역 사회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여, 한글 교육과 의료 지원, 산재 상담 등 다양한 행정 지원을 통해 조선족을 지원하는 해결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안산시에는 현재 조선족 동포를 지원하는 민간 단체가 2개 있는데, 이들은 “조선족들의 한국 내 사회 부적응과 문화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 및 자원 봉사를 장려해 조선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산시의 조선족들도 이미지 향상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조선족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단을 구성하여 각종 캠페인 및 범죄 예방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조선족은 ‘우리도 안산을 사랑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복지 시설 방문, 거리 청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동 국경없는 거리에서 쓰레기 봉투와 분리 수거 홍보 전단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벌이며 깨끗한 거리 만들기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 범죄 예방 캠페인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각종 홍보, 중국어 통역 봉사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분명 외국이면서도 외국 같지 않은 곳, 그것은 거리마다 눈에 익은 한글 간판과 사람마다 주고받는 한국말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게 별다른 이질감이 없고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원곡동이, 그들이 이제까지 살아왔던 중국과는 체제와 이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원곡동 거리의 난해한 영어와 한국 사람들만의 특이한 억양으로 인해 똑같은 글과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의 많은 조선족 동포들의 삶은 열악하다. 내국인이 기피하는 일을 하고, 수준 맞는 대화를 나눌 수 없고, 매너며 문화며 심지어 옷 입는 것까지 우월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내국인들에게서 조선족 동포들은 거리감과 차이를 느낀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혹은 비굴함으로 혹은 폭발적으로 혹은 경멸과 무시로 다양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한민족의 울타리 안에서는 같은 민족이라는 혈연적 관계를 내세우지만, 실제 생활에 접할 때는 전혀 평등한 존재로 대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이중성일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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