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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 배 타고 갈 수 없는 섬, 사라질 위기에 처한 뱃길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D020201
한자 安山에서 배 타고 갈 수 없는 섬, 사라질 위기에 처한 뱃길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홍영의

풍도에서는 52세대가 채 되지 않는 11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생활권은 대부분 안산시가 아닌 인천광역시이다. 모든 생활필수품을 인천에서 구입하고 은행이나 의료 서비스도 인천을 이용한다. 무엇보다 초등학교를 마친 자녀들은 중학교부터는 인천에 가서 배우며 성장한다. 이 때문에 자녀 교육을 위해 인천에 주택을 마련하여 이중생활을 하는 형편이다.

대부분 자녀를 두고 있는 섬사람들의 고충은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현재 풍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화성시로 넘어간 도리도 어장과 인천과 풍도에서의 이중살림으로 생활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 안산과의 행정 및 교통 불편의 문제[예를 들면 병원 왕래와 아플 때 약이 늦게 도착하는 것 등] 등이다.

현재 풍도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제3왕경호이다. 1992년 8월 1일에 운행을 시작한 왕경호는 95명 정원에 시속 13노트의 일반선이다.

왕경호가 오가는 풍도는 낙도 보조항로이다. 낙도 보조항로란 사업 채산성이 없어 여객선 사업자가 취항을 기피하는 낙도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해상교통수단을 제공하고자 정부가 선박취항을 명령하고 그에 따른 결손액을 지원해 주는 항로이다. 그런데 인천과 당진을 오가며 풍도 주민의 애환이 깃든 제3왕경호가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다른 연안여객선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없다고 외면하던 이 항로[인천~충남 서산 대산읍 삼길리]를 운항해 온 왕경해운[대표 김중수, 69세]이 지난 1978년 5월 9일 첫 배를 띄운 지 30년 7개월 만인 2008년 11월 말 폐업신고를 하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정부 예산을 지원해 운영해온 낙도보조항로를 경쟁입찰방식으로 전환하면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왕경해운은 1978년 항로개설 당시만 해도 지금은 사라진 서산군 성현면 명천항에서 인천을 오갔다. 대호방조제 공사로 뱃길이 막히자 서산시 대산읍 삼길리를 운항했고, 이어 서산시에 중학교들이 많이 생기면서부터는 대난지도와 풍도, 육도를 운항해 왔다.

서산 사람들이 유독 인천에 많이 사는 것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부터는 인천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고, 왕경해운은 이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서산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고등학교가 별로 없었다.

뱃길은 처음 5시간 남짓 걸렸으나 지난 1992년 ‘제3왕경’호가 투입되면서 2시간으로 줄었다. 이 배는 다시 초쾌속선이 없던 시절 인천연안 여객선 가운데 가장 빠르고 좋은 선박이었다.

김중수 대표는 “지난 30여 년 오직 인천과 서산을 오가는 뱃길을 운항하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살았다.”며 “정부정책에 따라 더 이상 항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폐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인천에 소재한 모 일간지와 인텨뷰도 했으나, 결국 천직으로 알고 살았던 일을 그만둘 수 없어 현재도 계속 제3왕경호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풍도 사람들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안산시에서 풍도를 갈 수 있는 방법은 행정선을 타고 가거나, 어선을 대여하는 방법뿐이다. 안산시 소속이면서도 안산시에서는 갈 수 없는 풍도는 분명 안산 땅이다. 풍도 주민들은 당연히 안산에서 주민의 편의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대부도풍도를 연결해주는 정기선이 운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보제공]

  • •  김중수(남, 69세, 왕경해운 대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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