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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를 올리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A030101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정동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신대광

화정동 너빌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산제사를 올린다. 산제사는 일 년에 두 번 지내는데, 곧 정월 초3일 산제와 음력 7월 1일 제사가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산신제를 지내는 시기는 마을마다 일정하지 않지만 새해를 맞이해 초3일에서 보름 사이에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너빌 마을 에서는 음력 7월 초하루에 산 중턱에 있는 샘에서 제(祭)를 지낸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은 샘으로, 화정천의 원류라고 한다. 제사상에 올리는 밥은 이 우물물로 지어 올린다. 그 외에 소머리와 떡 등을 준비해서 제를 올리는데,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제사 비용을 갹출했으나 지금은 동네 기금을 사용하고 있다.

제를 진행하는 이의 임무로 제관은 헌주(獻酒)를 하면서 제를 집전하고, 축관은 축문을 읽으며, 화주는 제사에 소용되는 음식 등을 마련한다. 제구(祭具)는 제사 때 새로 장만하기도 하고 한 번 장만하여 당(堂)에 보관하기도 한다.

화정동에서는 제를 올리러 남자 세 명만 간다. 마을 통장이 판단하여 흠이 없는 사람을 찾아 준비를 시킨다. 집안에 문제가 생기거나 애를 낳거나 하는 사람은 빼고, 제를 지내기에 적합한[깨끗한] 사람 3명을 선정한다. 제관으로 뽑히면 제사 전날 목욕을 하고 준비해서 산에 오른다. 준비하는 중에 한 사람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현재 화정동에서는 전통 시대부터 산제를 올릴 때 적어 놓은 축문이 있는데, 그 속에 보면 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명단을 보면 성이 없이 이름만 있는 천민의 이름까지 다 나온다. 축문의 내용은 각 가정마다 모든 일이 형통하게 잘 되기를 비는 내용이 많다.

음력 7월 1일에 지내는 산제를 일명 ‘우물 제사’라고도 한다.

칠월 초하루 제사는 우물을 깨끗하게 치우고 지내는 제사라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예부터 마을의 우물을 바닥까지 다 파내어 청소하였는데 이 날을 기리기 위해 제를 올린 것이다. 옛날에는 소도 한 마리 잡았다. 수돗물이 들어온 뒤로 우물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물의 의미도 많이 축소되어 소를 잡는 전통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소머리를 가지고 가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정월에 지내는 산제는 마하산 정상 부근에서 지내는데, 이때는 집집마다의 소지(燒紙)도 올려준다. 무사태평, 가정화목, 건강 등의 소원을 적은 소지 약 60여 장을 올리려면 제사 과정도 매우 분주하다고 한다.

산신제는 보통 밤 10시경에 시작되어 새벽 1시경까지 진행되고, 제사가 끝나면 징을 쳐서 끝났음을 알린다. 산신제가 끝난 다음날 제사 음식을 나누어 음복을 하고, 풍물패와 더불어 흥겨운 놀이를 벌이는 것이 상례인데, 화정동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음복을 하였다고 한다.

요즘은 이 제사도 많이 간소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제사를 지내는 날은 아침부터 마을회관에서 제사음식을 장만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음식은 보통 나이 많은 여성들이 준비하고 있다. 우선 소머리를 준비하고 식혜, 떡, 밤, 대추 등을 마련한다. 오후가 되면 제관 3명이 지게에 소머리와 제사 음식을 지고 산에 오른다. 제관 중 한 명이 아침 일찍 산에 올라 길을 만들고, 식혜를 준비해 놓기 때문에 오후에 오르기에는 편하다.

제단은 마하산 정상 조금 아래 놓여 있다. 제단에 이르면 흰 종이를 펴고 음식을 놓은 후 음식 뒤쪽에 소머리를 놓는다. 그리고 제관들은 절을 올리고 축문을 읽고, 소지를 태운 뒤 다시 절을 올리면 제사는 모두 끝난다. 이후 제사 음식의 일부를 산에 뿌리고 내려오는데,. 그때 쯤이면 대략 어둑어둑 해지는 해질녘이 된다. 마을로 내려온 제관들은 소머리를 그을리고 쇠뿔을 제거한다. 그리고 커다란 가마솥을 준비한다.

다음날 아침부터 가마솥에 물을 붙고 소머리를 넣은 후 불을 지핀다. 오전 내내 푹 고아서 국물을 우려낸 후 반찬과 함께 소머리국밥을 준비한다. 이쯤해서 통장이 마을 방송으로 주민들을 모은다. 외부 인사들도 초청한다. 동장(洞長) 등 지역 인사들을 부르는데, 고주물에서도 통장을 비롯한 여러 명이 함께 참석한다. 너빌 마을 산제사를 마치고 함께 나누어 먹는 소머리국밥은 너빌, 고주물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랜 마을의 전통이어서 한 자리에 함께 하며 그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뜻이다.

[정보제공]

  • •  김연권(남, 1929년생, 화정동 거주, 화정동 전 통장)
  • •  김광권(남, 1931년생, 화정동 거주, 화정동 전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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