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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01675
한자 民俗
영어음역 Minsok
영어의미역 Folk Custom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기도 안산시
집필자 김지욱

[정의]

경기도 안산 지역의 민간에서 전승되고 있는 생활 풍속.

[개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로 민중들이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지혜와 믿음으로 엮어낸 생활양식이다. 이러한 민속은 민속학에서 의식주 생활문화와 세시풍속, 민속신앙, 민속놀이, 민속문학, 민속예술 등의 범주로 구분하고 있다.

[의생활]

안산 지역의 의생활은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초상 때 친정에서 거성을 마련해 오는 일, 첫 친정나들이에서 시댁으로 돌아올 때 친척에게 버선을 선물하는 일, 직계 여성에게 주머니와 허리띠를 선물하는 ‘중동풀이[중동치레]’ 풍속 등이 그것이다. 여성들의 치마 여밈에서 ‘왼쪽으로 여며야 양반’이라는 풍속도 경상도 일부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남한 전 지역과 이 지역이 일치한다.

[식생활]

각 지역의 독특한 향토음식의 맛은 조리 과정이나 조미료 등의 양념 사용에서 좌우된다. 예를 들면 안산의 향토음식 중 하나인 ‘감동젓’은 조미료로 사용되어 안산만의 독특한 맛을 만들어 낸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감동젓찌개’이다. 또한 안산의 대표적 토산물의 하나인 ‘약쑥[사재발쑥]’은 안산에서 조정에 바치는 토산물 중의 하나였으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었다.

[주생활]

안산은 한반도의 중부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농촌 지역과 어촌 지역이 공존해 왔으며, 이러한 지역성은 주거문화에 있어서도 뚜렷한 양상을 보인다. 1980년대 이후 개발로 인한 도시화로 또 다른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주거생활에 대한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조선시대 가옥의 특성을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서해 도서 지역의 주거 관습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는 안방과 건넌방에 대한 기거 관행이 덕적도를 기점으로 그 이북과 이남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안산 지역에서는 안방은 시부모의 방으로서 죽기 전에는 방을 바꾸지 않을 뿐 아니라 살림도 넘겨주지 않는다. 이러한 관행은 경상도를 제외한 내륙 지방과 같다.

[민속놀이]

안산 지역의 민속놀이로는 윷놀이·줄다리기·달맞이·쥐불놀이·널뛰기·연날리기·다리밟기·돈치기·그네뛰기·천렵·복놀이·농악·산놀이·풀겨푸기·씨름·호미씻이·팽이치기·썰매타기·활쏘기·경로회·시회·진치기·숨바꼭질 등이 있다. 시기별로 보면 겨울철의 놀이가 가장 많고, 놀이를 하는 주체별로 보면 남자들 놀이가 가장 많으며 다음은 아이들 놀이, 일반 놀이의 순으로 많다. 이중에서 일반 놀이는 남자나 여자 구분 없이 모두가 할 수 있는 놀이이다.

마을 전체 놀이로서 대표적인 것은 줄다리기이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줄다리기를 할 정도로 성행하였으나 일제강점기 때 많이 사라져 현재는 거의 전승되지 않고 있다. 줄다리기 외에 마을 전체 놀이로는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둔배미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 둔배미놀이와 안산시 단원구 와동에서 전승되고 있는 동작리 두레놀이가 있다.

[시 속에 나타난 안산의 민속]

아래 시는 순박한 안산 사람들의 옷차림새와 음식과 음주문화, 그리고 젊은이들의 노인 공경 등 향촌 사회의 예절과 오락 등, 삶의 진솔한 모습이 그대로 적혀 있는 한 편의 민속지(民俗志)이다. “농가에서 농사짓는 일을 다 끝내고 나서 남녀노소가 한데 모여 먹고 마시는 것을 ‘호미씻이’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이 전해 내려온다.[農家耘事已畢 老少男婦聚飮 謂之洗鋤 余蓮城田居目擊其事 而記以詩]

남정네는 하얀 대오리갓 머리에 쓰고/ 여인네는 푸른 무명치마/ 삶은 박에 오이 썰어 생새우도 듬뿍 얹고/ 이 빠진 옹배기엔 막걸리가 찰랑찰랑/ 잔디 덮인 언덕 위의 뽕나무 그늘 아래/ 앉자마자 사방에서 꽃피우는 농사 얘기/ 저쪽은 이쪽보다 김매기가 늦었다느니/ 아랫배미가 윗배미보다 더 잘 됐다느니/ 잔 돌리는 소년들에 노인들은 거나해져/ 짧은 옷소매, 일어나서 춤도 절로 덩실덩실/ 일 년 내내 고된 농사 이 날 하루 즐거움/ 농촌 들녘 모든 근심 이 날만은 잊고 사네.”[이하 생략]

영조시대 뛰어난 시인으로 일컬어졌던 사천 이병연(李秉淵)[1671~1751]은 1718년(숙종 44) 8월 9일 안산군수로 부임하여 1년 동안 안산에 머물며, 바닷가 사람들의 습속을 다음과 같은 시로 남겼다. “바닷가 사람들 풍속을 살펴보니/ 사람들을 언제나 바다에서 만나고/ 그물망이 터질 듯 포식을 하네/ 다리가 끊어지면 부서진 배[船]로 고쳐 놓고/ 척박한 땅 위에 푸른 진흙 발라 집을 짓네/ 흰 갈대로 담을 둘러 바람을 막고/ 안개와 풍토병 속에 한 세상을 사는데/ 시집 장가보낼 땐 뱃사나이를 고른다네.”

원문은 한시(漢詩)로 되어 있으나 이 한 편의 시 속에는 바닷가에 사는 안산 어민들의 진솔하고 질박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람들을 만날 때면 꼭 약속장소를 바닷가로 정한다는 것은 그들의 생활 터전이 바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다를 떠나면 살 수 없는 어민들의 숙명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식탐(食貪)하는 버릇이 있어 그물망이 터질 듯 포식하는 습성은 오늘날과도 다름이 없다.

한편, 해일이라도 넘쳐 마을 안의 다리가 끊어지면 생존 수단인 남파선의 목재로 복구해 놓는다는 것은 그들 뱃사람들의 강한 공동체 의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바닷가의 푸른 진흙을 발라 집을 짓고 갈대를 끊어 담을 치고, 바람을 막는다는 구절에서 그들의 주거 문화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안개와 풍토병(風土病)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며, 꼭 뱃사람들끼리만 시집 장가를 보낸다는 구절로 보아 조선시대 계급 사회에서 어로에 종사하는 기능인들의 직업 세속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역사 기록과도 일치하고 있다.

이렇게 민속을 주제로 하여 쓰인 시들은 이 땅에서 살다가 이름 없이 사라진 민초(民草)들의 생생한 생활 풍속사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해일과 관련된 민속 중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대개 7~8월과 10월이면 바닷물이 넘쳐 해곡 마을들의 피해가 극심한데, 안산 사람들은 이를 바다의 용왕께서 노한 때문이라 믿고 매달 초하루면 이른 새벽 샘가에 나가 정화수를 떠서 바다 쪽으로 뿌리며 ‘용왕님 젓시요, 용왕님 젓시요’라고 기원한다.

[유중림이 정리한 안산의 민속]

다음에는 유중림(柳重臨)이 정리한 안산 지방의 민속 중 중요한 것만을 골라 소개해 본다. “입춘 날 저녁 횃불을 밝혀 담장이나 벽, 그리고 집 마당가를 그을리거나 지지면 쥐들에 의한 곡식의 피해가 줄어든다고 믿는데 이는 속설에서 기인한 것이다. 만일 바람이 심하여 실화(失火)하면 아니한 것만 같지 못하다.” “정월 초하루 새벽에 붉은 콩 27개를 먹고 대마초 씨앗 27개를 우물에 버리면 한 해 동안 무병(無病)하다.” “매달 초하루 중 한 날을 택하여 까치집을 대문에서 불사르고, 11월 초하루 쥐를 잡아 마당가에 묻으면 대길(大吉)하다.”

“초하룻날에 작은 콩을 새 주머니를 지어 넣은 후 이를 샘에 넣었다가 삼일 후 꺼내 성혼한 남자는 10개, 그 부인은 20개를 먹으면 사내아이를 순산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거나 강, 그리고 깊은 내[川]를 건널 때, 안산 사람들은 왼손바닥에 흙 ‘토(土)’ 자를 세 번 쓰면 무사히 풍랑이나 물에 빠지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밤길을 걸을 때 무수히 이[齒]를 부딪쳐 소리가 나게 하면 잡귀가 감히 범하지 못한다. 또한 어둡더라도 불[火]과 노랫소리는 금해야 한다. 이는 도적을 부르거나 맹수를 청하여 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천문동(天門冬)과 붉은 기장[赤黍], 은행, 쌀을 등분(等分)하여 꿀에 개어 환(丸)을 지어 먹으면 서로 투기하지 않는다.”

[현황]

안산 지역의 지리적 환경은 들과 해안을 겸하고 있는 지역이 많다. 따라서 주업은 농업이지만 해안 지역에서는 부분적으로 어업도 겸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공업 위주의 신도시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 타 시·군에 비해 급속도로 민속이 소실되고 있다. 안산의 민속에 대해 의식주 생활과 민속놀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을 때, 의생활은 이른 시기부터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과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식생활과 주생활에서도 대동소이하나 안산에서 전통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생활문화의 일면을 볼 수 있다. 특히 민속놀이는 지역적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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