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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01646
한자 地方-挑戰-地域祝祭-開發-
영어의미역 A Challenge of Locality: The Development of Local Festival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기도 안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요섭

[개설]

안산 지역에서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축제는 4가지이다. 한때 안산 지역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성호 이익단원 김홍도를 모델로 삼고 있는 성호문화제와 단원예술제, 그리고 대부도 특산물인 포도를 매개로 한 대부포도축제 및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이 그것이다. 이들 축제는 안산이 시로 승격된 이듬해인 1987년부터 행해져서 축제로서의 연륜은 높으나, 이러한 연륜이 지금은 일종의 매너리즘으로 작용하여 축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이것이 바로 안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축제를 리모델링하고, 안산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발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산 지역 축제]

안산 지역에서 축제가 처음으로 열린 것은 1987년이다. 지금은 단원예술제로 명칭이 변경되었지만 축제 초기에는 고려 삼별초의 대몽고 최후 항거지였던 안산시 초지동 별망산성 이름을 따서 별망성예술제로 불렸다. 안산시청의 박영옥 문화관광과장은 별망성예술제가 단원예술제로 변경된 이유를, “단원 김홍도가 어릴 적 안산시 수암동에서 표암 강세황으로부터 그림을 사사 받았다는 문헌 기록에 착안해 단원 김홍도에 대한 문화적 콘텐츠를 발굴 창조해 안산시화 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단원예술제는 전국 공모전인 단원미술대전과 단원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재해석하는 심포지엄, 김홍도 갤러리, 관아 체험, 조선 풍속 체험 등 김홍도와 연계성 있는 축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인구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문화 욕구가 높아지자 안산시는 단원 김홍도 이외의 테마거리를 찾았다. 그리고 조선시대 17세기 실학자로 명성이 높았던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을 발굴했다. 안산시 일대에 묘역과 사당이 잘 조성돼 있어 이익은 확실한 축제 콘텐츠가 됐다. 그리하여 1996년부터 성호 이익을 테마로 한 문화제가 개최되었다.

안산문화원 이현우 사무국장은 “성호 이익은 일생을 안산시 일동에 머물면서 17세기 실학사상을 꽃피운 인물로서, 그의 업적과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는 21세기에도 손색이 없어 축제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성호문화제는 숭모제와 성호학술대회 외에도 이익이 가난한 백성들에게 유용한 양식이 될 콩을 알리기 위해 결성했던 삼두회를 소개하고 장터도 운영한다. 또 성호백일장과 성호사생대회도 실시하는데, 성호문화제는 그 해 단오제와 연계하고 있다.

단원예술제와 성호문화제가 단원 김홍도성호 이익이란 역사적으로 걸출한 인물들을 내세우는 인물 축제라면, 1995년부터 격년제로 치러지는 대부포도축제는 섬 지방인 대부도의 특산물 포도를 축제 테마로 내세우고 있는 향토성 짙은 축제이다. 안산시의회 신성철 의원은 “대부포도는 1954년부터 수확했는데, 섬 특유의 해양성 기후로 향과 당도가 뛰어나 그 명성이 전국적으로 펴져 있다.”고 대부포도를 자랑했다. 대부포도축제는 대부포도아가씨선발대회와 체험 행사로 포도주 만들기, 포도 시식회 등을 하고 있다.

안산 지역에서는 또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축제를 직접 체험하는 다문화 축제도 열린다. 안산시가 주최하고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주관하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그것으로, 2005년 첫해를 시작으로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거리극공연과 거리극학교 오픈, 다문화 공연이 주류를 이루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해외와 국내 작품들 중 괜찮은 작품들로 공연되는데, 신진 예술가들의 등용문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을 공모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스트리트 캠퍼스무대로 거리예술 및 미술, 음악, 방송, 공연 등 관련학과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무대도 열어 주고 있다.

[안산 지역 축제에 안산이 없다?]

2009년 3월 2일 만난 안산YMCA 유홍번 사무총장은, 안산 지역 축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묻자 깊은 한숨만 내쉬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유홍번이 언급한 내용은 23년이란 전통을 자랑한다는 안산 지역 축제의 현주소를 생각게 하는 키워드였다.

유홍번은 “사실 안산YMCA 차원에서 안산 지역 축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려고 평가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며, “이는 안산시는 물론이고 예술 관련 단체들조차도 토론 참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많은 예산으로 축제를 치르고는 있으나 사후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축제는 해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소릴 듣는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안산 지역의 4개 축제는 지역 사회에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무한 질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외에도 축제의 주제나 프로그램이 안산 지역만의 고유한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안산 지역 한 예술인은 “단원예술제 테마인 단원 김홍도의 안산 거주 사실이 문헌적으로 빈약하고 성호문화제도 이익의 삶과 사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축제라는 지적이 극심한데도 주최 측이 학술적·정책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안산시도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했다. 안산시청 문화관광과 박영옥 과장은 “단원성호의 문헌적 고찰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올해에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실증화를 거치고 체험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축제의 경영 마인드 도입 부족도 종종 도마 위에 오른다. 일반적으로 지역 축제는 특산물 판매와 외부 관광객 유치를 지향점으로 삼는다. 그런데 안산 지역 축제는 이러한 부분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대부포도축제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대부도에 포도라는 특산물이 있지만 인근 화성시 송산포도와 다른 차별성 없는 맹탕의 프로그램으로 판매와 외부 관광객 참여가 저조하다.”며 “상품 개발 등 경제적 마인드가 부족한 축제”라고 아쉬워했다.

축제 담당자들의 자리 이동이 잦은 탓에 전문성이 부족하여 축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도 문제이다. 행정과 예산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다른 곳으로 전보되면 후임자는 매뉴얼이 없어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안산 지역 한 예술 단체 관계자는 “이제는 관의 일방적인 주도에서 벗어나 재단법인 과천한마당축제처럼 법인 형태의 축제사무국이 상근자를 보유하고 연중 활동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 상설 조직을 만들거나, 축제 전문 공무원을 양성해 안산시를 주제로 하는 정체성 축제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축제의 리모델링과 새로운 축제 개발의 선결 조건들]

기존의 축제를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지역 축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세대학교 김미성 유럽사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역 축제는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지역의 동질성과 자립을 추구하는 문화적 활동을 총괄하는 의미로 전통적인 축제의 개념과는 구별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안산 지역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산 문화의 주제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고 했다.

축제 전문가들 역시 “안산 지역에만 있는 축제 요소를 발굴해 단순 관람보다는 체험하고 직접 참가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데, 안산 지역만의 특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모방이 불가한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극대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이는 행사 주최자와 지역 주민이 주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만 가능한데, 축제 참가 봉사자들에게 유·무형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도입이 필요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축제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축제의 핵심은 관광 수익 효과를 위한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과 수익 사업 가능성을 축제 기획 단계서부터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전문 마케팅기법 도입을 결코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제로 안산을 팔자]

문화관광부가 2008년에 처음으로 도입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에 안동국제탈춤축제와 보령머드축제 2개가 선정됐는데, 소재의 특이성과 정체성, 발전 가능성에 큰 점수를 받았다. 역시 문화관광부가 1996년부터 전국의 지역 축제 중 외래 관광객 유인력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춘 축제 중에서 선발된 문화관광축제도 처음에는 8개였으나 2008년에는 54개로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단원예술제와 성호문화제 등 안산 지역 4개 축제는 그 어디에도 명함을 내 밀지 못하고 있다. 소재의 특이성과 지역 정체성, 외부 관광객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 박낙종 서기관은 “안산 지역 축제가 문화관광축제로 승화되지 못한 것은 특화된 주제 및 문화 콘텐츠 빈곤에 시달리기 때문이다.”며, 무엇보다 이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주제와 소재로 새로운 안산 지역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오순환 문화관광연구소장은 “보령머드축제나 화천산천어축제 등에서 볼 수 있는 지역 고유성에 기초한 내발적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 전문가인 공주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유기준은,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산 지역만의 대외적 이미지를 고찰할 수 있는 축제 소재를 찾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한 안산의 지역 정신을 표출하고, 안산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와 인물을 활용한 축제를 개발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안산시는 기존의 4개 지역 축제에 대해 소재 특이성을 높이고 지역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축제와 연계된 문화관광 상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등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지역 축제에는 안산 지역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안산YMCA 유홍번 사무총장은 “세계적인 중소기업 단지로, 생태산업 단지로 구조 변경하는 반월공업단지가 있는 도시답게 시화호와 공원 등을 한데 묶어 오염을 극복한 환경을 테마로 한 산업 축제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서울예술대학교 강한섭 교수는 “안산의 첨단 도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경기테크노파크, 한양대 산업클러스터, 서울예술대학, 안산공과대학 등이 어울리는 첨단디지털대전도 효과 만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안산의 독특한 문화인 섬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동양 최대 담수호인 시화호와 서해안 갯벌을 연계하는 해양축제 개발도 필요하다고 축제 전문가들은 권한다. 무엇보다도 안산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인물을 발굴해 인물 축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물론 새로 개발되는 축제는 행사 프로그램을 체험 위주로 몽땅 바꾸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기대하며]

안산시에 안산시만의 축제가 생긴 지 올해로 23년째이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축제는 전무한데, 이는 안산 지역 특유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빈약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안산 지역 축제는 유사한 축제의 통합으로 선택과 집중을 보이고 있으나 갈 길은 멀다. 이 때문에 기존 축제는 더욱 지역 밀착형으로 바꾸고 새로이 개발하는 축제는 지역의 문화적 독창성을 지닌 축제로 만들어야 안산 지역 축제는 살아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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