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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바위 이야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B010202
지역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삼천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현우

터미산 에 올라가면 삼천리 쪽으로는 경사가 완만하여 오르내리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반월저수지 쪽으로는 경사가 매우 급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고는 오르내리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그 옛날 터미산성을 쌓을 때도 삼천리 쪽으로는 성벽을 높이 쌓으면서도 반월저수지 쪽으로는 성벽을 쌓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성 쌓기는 천혜의 지형을 잘 활용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반월저수지 쪽으로 난 절벽에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 중에서 유독 툭 튀어나온 바위가 하나 있다. 삼천리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턱걸이바위라고 부른다. 장동호 씨가 턱걸이바위에 대한 유래를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옛날, 조선시댄가 고려시댄가쯤에 이 마을에 힘 센 장사가 한 명 살았대요. 얼마나 힘이 센지 동네에서 당할 사람이 없었고, 인근에서도 천하장사라고 소문이 자자했답니다. 그런데 사람이 힘이 세니까 우쭐하는 마음이 생겨 마을 사람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힘자랑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자꾸 행패를 부리니까 사람들이 좋지 않게 보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사가 마을 사람들과 나무를 하러 터미산에 올라갔는데, 이 바위가 보이거든요. 사람들이 바위 밑을 쳐다보고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높이에 겁을 먹고 물러섰는데, 장사가 힘자랑에 나섰어요. ‘이깟 바위가 뭐가 무섭냐, 내가 바위를 잡고 턱걸이를 백 번 할 테니 내려가서 술을 한 잔 사라’고 했더래요. 사람들이 걱정이 되어 말리니, 이 사람이 오히려 오기가 나서 꼭 할 테니 걱정 마라고 바위 끝을 잡고 턱걸이를 시작했답니다.

첨엔 우습게 여기고 턱걸이를 시작했는데, 쉰을 넘어가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팔뚝에 힘줄이 바짝 서면서 얼굴이 벌게지더래요. 그래 사람들이 ‘그만 해라, 이제 되었으니 내려가자’고 했답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더 고집을 부리더래요. 그렇게 일흔을 넘기고 여든을 넘기고 아흔하고도 아홉을 셌는데, 백 번을 채우러 팔에 힘을 주는 순간 바위를 잡은 손가락에 힘이 풀려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었답니다. 그래 마을 사람들이 산 밑으로 내려와 시신을 거두어 장사를 지냈답니다. 그 뒤로는 힘 좀 세다고 으스대는 사람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이 ‘네가 그래봐야 턱걸이바위 장사만도 못할 텐데 까불지 마라’고 했다지요.”

[정보제공]

  • •  장동호(남, 1946년생, 건건동 거주, 전 안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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